채권 기초부터 개별 채권과 채권 ETF의 차이 쉽게 이해하기 (ft. 주식 투자자)

최근 불확실한 시장 상황과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국채, 기업채 등의 채권 투자에 관심이 많으실 것으로 예상됩니다. 채권 투자에는 개별 채권 투자와 채권 ETF 투자로 나뉠 수 있습니다. 개별 채권과 채권 ETF의 관계는 개별 주식과 주식 ETF의 관계와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주식 투자자에게 좀 더 유리한 상품은 어떤 것인지 채권 기초부터 쉽게 알아보도록 합니다.

채권의 정의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잘 알고 계실 테지만 혹시나 모르고 계신 분들을 위해 채권과 채권 ETF를 비교하기 전 먼저 채권의 정의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도록 합니다.

채권은 쉽게 말해 투자자가 돈이 필요한 주체 (정부, 기업 등)에게 돈을 빌려주고, 돈을 빌려주는 기간 동안 원금과 함께 이자를 지급하겠다는 증명 문서를 받습니다. 일종의 빚 문서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이 문서를 채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는 돈을 빌려주는 것이지만, 반대로 채권(빚 문서)을 돈을 주고 사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투자자는 채권을 잘 보관해서 약속된 만기 날짜가 다가와 채권을 다시 반납하면, 채권 발행자는 채권에 적힌 대로 약속된 원금과 이자를 투자자에게 지급합니다.

대표적으로 채권에는 기업에서 발행하는 회사채와 국가에서 발행하는 국채가 있습니다. 언론에서 한 번씩 언급되는 국가의 빚, 부채, 기업의 채무에 관련된 돈의 대부분은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0년 만기 채권 예시
10년 만기 채권 예시

채권 금리와 채권 시장

채권의 금리와 시장에 대해서 쉽게 알아보겠습니다.

채권 금리

채권의 금리는 일반적으로 채권 발행 당시 기준금리보다는 더 높아야 할 것입니다. 만기 일자에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보장하는 내용의 채권이지만, 만기가 도달하기 전에 발행 주체의 부도가 발생되면 채권의 가치는 0에 가깝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은행보다 더 낮은 금리의 이자를 지급한다면 채권의 매력도는 떨어질 것이며, 발행 주체는 자금을 융통하기 힘들어질 것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굳이 리스크를 감수하며 더 낮은 금리의 채권에 투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채권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지만 100% 안전하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채권의 발행 주체를 잘 선택하셔야 하는데, 보통 개인보다는 기업, 기업보다는 국가의 채권이 안정성(=신용도)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정성이 높을수록 금리는 낮아진다는 점도 생각하셔야 합니다.

추가적으로 채권의 만기가 길어질수록 금리 또한 높게 책정됩니다. 짧은 기간보다 긴 기간 동안 돈을 빌릴수록 미래가 불투명하기에 리스크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가 자주 접할 수 있는 예, 적금의 만기가 길수록 이율이 높은 것을 생각해 보시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채권 거래

채권은 일반적으로 투자자가 발행주체인 기업이나 국가에 돈을 빌려주고 만기가 되면 돈과 이자를 함께 받는 개념입니다.

하지만 투자자는 만기가 다가오기 전에 급하게 자금이 필요할 경우 채권을 팔아야 할 상황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긴 만기의 채권은 만기까지 기다리기 부담스럽고, 짧은 만기의 채권은 금리가 낮아서 매수가 고민되는 투자자도 존재할 것입니다. 이럴 경우 두 투자자 간에 거래가 이루어지면서 시장이 형성됩니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의 원금에 금리 10%, 10년 만기의 채권을 투자한 A가 5년이 지나 급하게 돈이 필요해서 채권을 매도하려 합니다. 5년을 묵혀둘 투자처가 필요했던 B는 A의 채권을 105만 원의 가격으로 매수를 합니다. A 입장에서는 원금 100만 원과 함께 5년 동안 5만 원의 이자가 발생되었고, B 입장에서는 100만 원의 채권을 105만 원에 매수하였지만, 5년이 지나면 110만 원의 원금과 이자를 지급받을 수 있기에 5만 원의 이자를 얻을 수 있는 셈입니다.

이렇게 수요와 공급에 의해 시장이 형성되고 채권 거래가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의 상관관계

보통 채권의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의 가격이 떨어지고, 금리가 내려가면 가격이 올라가는 현상을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이는 흔싸귀비(하면 지고, 하면 싸진다) 법칙에 따라 가격이 형성되는 것인데 쉽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앞서 예를 든 것과 같이 원금 100만 원, 금리 10%, 만기 10년의 국채 A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채권 투자자는 국채 A에 투자하면 100만 원의 원금을 10년 동안 맡기고 이자 10만 원을 포함해 110만 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채권에 명시되어 정해진 채권 금리와는 달리 기준금리는 고정적이지 않습니다. 경제 상황에 따라 중앙은행의 판단하에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으며, 내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내려갈 때

만약 국채 A가 발행되고, 몇 달 뒤 기준금리가 급격히 내려 국가는 국채 A와 유사한 방식의 원금 100만 원, 금리 2%, 만기 10년의 국채 B를 발행하기 시작한다고 가정해 봅니다.

국채 A를 들고 있는 채권 투자자는 국채 A를 사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은 국가를 담보로 금리가 8%가 더 높은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채 A를 가진 투자자는 며칠 뒤 급한 사정으로 인해 시장에 팔려고 하니 원금 100만 원 보다 더 높은 104 만 원에 사려는 사람이 존재합니다. 어떻게 된 것일까요?

어쩌면 당연한 현상입니다. 기준금리가 내린 현재 만기가 되면 이자 2만 원을 얻을 수 있는 국채 B보다, 원금 104만 원을 지불하고서라도 만기 시 수익 6만 원(만기 이자: 10만 원 – 국채 A 매매 시 손해액: 4만 원)이 발생되는 국채 A가 더 이익이 크기 때문입니다.

국채 A 만기 수익: 100만 원 x 10% = 110만 원
실제 수익: 110만 원 – 104만 원(원금) = 6만 원

국채 B 만기 수익: 100만 원 x 2% = 102만 원
실제 수익: 102만 원-100만 원(원금) = 2만 원
104만 원에 사려는 사람의 수익 구조

기준 금리가 내려간 상황에서 흔싸귀비 법칙에 따라 귀해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국채 A는 가격이 비싸지게 됩니다.

금리가 올라갈 때

반대로 국채 A가 발행되고, 몇 달 뒤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올라갑니다. 국가는 국채 A와 유사한 방식의 원금 100만 원, 금리 20%, 만기 10년의 국채 C를 발행하기 시작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국채 A를 들고 있는 투자자는 울상을 짓습니다. 똑같은 국채이지만, 지금은 더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국채 C를 발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채 A를 팔아보려 하지만 시장에서 국채 A를 사겠다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 또한 당연한 현상입니다. 더 많은 이자를 주는 국채 C를 두고 국채 A를 투자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투자자는 국채 A의 가격을 원금보다 더 내려서 판매합니다. 90만 원에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납니다. 어쩔 수 없이 투자자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90만 원에 국채 A를 매도합니다. 어떻게 된 계산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국채 A를 90만 원에 매수한 투자자는 만기가 되면 원금 100만 원과 이자 10만 원을 받게 됩니다. 즉 매매차익 10만 원 + 이자 10만 원 = 총 20만 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국채 C를 투자해서 얻는 이자 수익 20만 원과 동일하게 수익이 발생되는 셈입니다.

국채 A 만기 수익: 100만 원 x 10% = 110만 원
실제 수익: 110만 원 – 90만 원(원금) = 20만 원

국채 C 만기 수익: 100만 원 x 20% = 120만 원
실제 수익: 120만 원-100만 원(원금) = 20만 원
90만 원에 사려는 사람의 수익 구조

기준 금리가 올라간 상황에서 흔싸귀비 법칙에 따라 흔해진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국채 A는 가격이 싸지게 됩니다. 따라서 채권의 가격은 금리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개별 채권(알 채권)과 채권 ETF

개별 채권과 채권 ETF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도록 합니다.

개별 채권(알 채권)

알 채권이라고 불리는 개별 채권은 채권의 정의와 예시를 들어 설명드렸던 것처럼 만기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만기가 다가올 때까지 시장 상황에 따라서 채권 가격이 변동되더라도 채권에 명시된 만기에 도달하면 확정된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채권 가격이 무너졌더라도 만기가 되면 채권 가격과는 별개로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다만,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설정된 만기에 도달하지 못하면 원금 보장이 힘들 수도 있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만기 이전에 매도할 경우 발행 주체인 기업이나 국가가 아닌 시장에서만 매도가 가능하기에 매도 당시 경제 상황에 따라 변동되는 가격에 매도가 가능합니다. 원금보다 높은 가격일 수도 있으며, 낮은 가격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개별 채권은 이자를 받을 때는 소득세가 발생되지만 중간에 매도해서 수익을 얻게 될 경우 세금이 발생되지 않습니다. (금투세가 적용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별 채권 투자는 투자가 가능한 계좌도 있지만 투자가 되지 않는 계좌가 존재합니다. 세금 혜택이 있는 개인연금저축, DC형, IRP, ISA 등의 계좌에서 증권사 별로 투자가 되지 않는 곳도 존재하기에 개별 채권에 관심이 있으신 분께서는 한 번 알아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채권 ETF

채권 ETF는 말 그대로 ETF가 설정한 특정 테마의 채권을 담고 있는 펀드 상품입니다. 예를 들어 국고채 10년 ETF 상품이라면 국고채 10년 채권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만기가 다가올 시 해당 채권을 팔고 다시 국고채 10년 채권을 매수해서 ETF 상품을 유지하는 방식입니다.

즉, 채권 ETF는 개별 채권과 달리 만기가 없다는 것이 특징이 되겠습니다. 따라서 원금 보장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으며, 시장의 가격에 따라 사고팔아야 합니다. 채권 ETF를 통해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수익이 예상되는 시점을 어느 정도 예상해서 투자를 해야 한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현재보다 기준금리가 내려갈 것이라 예상되는 시점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또한 채권 ETF는 개별 채권과 다르게 발생되는 이자에 대한 세금과 매매 차익에 대한 세금 두 가지가 다 존재합니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만기 시 원금 보장도 되고 세금 혜택까지 있는 개별 채권을 사지 누가 채권 ETF를 사냐고 되물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채권 ETF의 장점은 주식 ETF와 마찬가지로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개별 채권과 같이 하나의 채권만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의 채권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채권 발행 주체의 부도와 같은 위험성을 낮출 수 있습니다. 또한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계좌를 보유하셨다면, 주식과 마찬가지로 쉽게 거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존재합니다.

개인의 성향에 따라 개별 채권이나 채권 ETF와 같은 안전자산과 함께 변동성이 높은 주식투자를 일정 비율로 병행한다면 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음은 분명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채권의 기초부터 개별 채권과 채권 ETF의 장단점 차이 까지 쉽게 설명해 보았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