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문제에 있어 ‘생존’이라는 사고방식이 그토록 중요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당연한 이유다. 아무리 큰 이익도 전멸을 감수할 만한 가치는 없다. 두 번째 이유는 앞에서 본 것처럼 복리의 수학적 원리가 직관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복리의 원리가 빛을 발하려면 자산이 불어날 수 있게 오랜 세월을 허락해야 한다. 복리는 마치 참나무를 심는 것과 같다. 1년 키워서는 별로 자란 것 같지가 않다. 그러나 10년이면 의미 있는 차이가 생길 수 있고, 50년이면 대단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그 대단한 성장을 이루고 지켜가기 위해서는 누구나 겪게 되는 예측 불가능한 수많은 오르막, 내리막을 견디고 살아남아야 한다.
워런 버핏이 어떻게 그런 투자수익률을 거두었는지 알아내려고 밤낮으로 매달릴 수도 있다. 그가 어떻게 최고의 기업과 가장 값싼 주식과 최고의 매니저들을 찾아냈는지 연구할 수도 있다. 이는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이보다 덜 어려우면서도 똑같이 중요한 일이 있다. 버핏이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 주목하는 것이다.
그는 빚에 흥분하지 않았다. 그는 패닉에 빠져 주식을 파는 일 없이 14번의 경기침체를 견뎠고 살아남았다. 그는 자신의 사업적 명성을 더럽히지 않았다. 그는 한 가지 전략, 한 가지 세계관, 스쳐 지나가는 한 가지 트렌드에 집착하지 않았다. 그는 남의 돈에 의존하지 않았다(상장기업을 통해 투자를 관리한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자금을 인출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는 스스로를 녹초로 만들거나, 중도 포기하거나, 은퇴하지 않았다.
그는 살아남았다. 생존이 그의 장수비결이다. 장수(열 살 때부터 최소한 여든아홉까지 꾸준히 투자한 것)는 복리의 기적을 일으킨다. 바로 이것이 그의 성공을 설명할 때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릭 게린Rick Guerin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말이 쉽게 이해될 것이다.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Charlie Munger가 투자 단짝이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40년 전 이들에게는 릭 게린이라는 제3의 멤버가 있었다.
버핏과 멍거, 게린은 공동으로 투자를 하고, 사업을 맡길 매니저 면접도 함께 보았다. 그러다가 게린은 사라져버렸다. 적어도 버핏과 멍거의 성공에 비하면 그랬다. 투자자 모니시 파브라이Mohnish Pabrai는 릭은 어떻게 되었냐고 버핏에게 물은 적이 있다. 모니시의 회상을 들어보자.
(워런 버핏은 이렇게 말했다) “찰리와 저는 늘 우리가 믿기지 않을 만큼의 부자가 될 거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는 부자가 되려고 서두르지 않았어요. 결국 그렇게 될 거라는 걸 알았으니까요. 릭 역시 우리 못지않게 똑똑했지만 그는 서둘렀던 거지요.”
사건의 전말을 보면 릭 게린은 1973년부터 1974년까지 이어진 경기 하락 때 일종의 대출금을 사용해 투자금을 늘렸다. 그런데 이 2년 동안 주식시장은 거의 70퍼센트 하락했고, 게린은 추가 증거금 납부를 요구받았다. 게린은 갖고 있던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주식을 주당 40달러도 안 되는 가격에 버핏에게 팔았다(버핏은 실제로 “내가 릭이 가진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샀다.”고 말했다). 릭은 대출금을 사용했기 때문에 주식을 팔 수밖에 없었다.
멍거와 버핏, 게린은 부자가 되는 데 똑같이 재주가 있었다. 그러나 버핏과 멍거는 ‘부자로 남는 재주’까지 추가로 갖고 있었다. 시간이 지났을 때 가장 중요한 재주는 바로 이것이다.
‘월가의 현자’로 불리는 나심 탈레브Nassim Taleb는 이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유리한 고지에 서는 것과 살아남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전자는 후자를 필요로 한다. 파국은 피해야 한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모건 하우절 [돈의 심리학 / 인플루엔셜]
필요하지 않은 무언가를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걸 필요는 없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금 배가 부른 상태이지만, 누구보다 더 많은 것을 먹을 수 있다는 욕심으로 꾸역꾸역 뱃속에 집어 넣다가는, 오히려 맛있게 먹었던 음식들과 좋은 기억마저 다 토해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자신의 페이스를 버리고 욕심을 내세우는 순간, 그 끝이 어떻게 될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투자는 누가 수익률을 더 높게 만드냐의 게임이 아니라, 수익률을 언제까지 만들 수 있냐의 게임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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