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가끔 돈으로 미친 짓을 한다. 하지만 미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문제는 이렇다. 사람들은 각각 세대가 다르고, 서로 다른 나라에서 다른 소득과 가치관을 가진 부모 밑에서 자란다. 태어난 당시의 경제 상황도 다르고, 인센티브가 다른 고용시장을 경험하며, 누리는 행운의 정도도 다르기 때문에 서로 아주 다른 교훈을 배운다.
사람들은 세상의 원리에 대해 저마다의 경험을 갖고 있다. 내가 겪은 일은 간접적으로 아는 내용보다 훨씬 더 강한 설득력을 가진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당신도, 나도, 누구나) 돈의 원리에 대한 일련의 관점을 닻으로 삼아 인생을 살아가는데, 이 관점은 사람마다 크게 다르다. 당신한테는 미친 짓처럼 보이는 일이 나에게는 이해가 되는 일일 수도 있다.
부유한 은행가의 자녀는 빈곤 속에 자란 사람의 리스크와 수익에 대한 생각을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인플레이션이 높을 때 자란 사람은 안정적인 시절에 자란 사람이 겪을 필요가 없는 일들을 경험한다. 대공황기의 증권 중개인은 1990년대 말의 영광을 온몸으로 누린 기술 노동자가 상상조차 하지 못할 일들을 겪고 모든 것을 잃었다. 30년 동안 경기침체라는 것을 목격한 적이 없는 호주인의 경험을 그 어떤 미국인도 이해하지 못했다. 계속 이야기할 수 있다. 이처럼 경험의 목록은 끝이 없다.
돈에 관해 당신은 내가 모르는 것들을 알고 있을 테고, 그 점은 나도 마찬가지다. 당신은 나와는 다른 신념, 목표, 전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우리 둘 중에 누가 더 똑똑하거나 더 나은 정보를 갖고 있어서가 아니다. 똑같이 설득력 있는, 서로 다른 경험을 통해 형성된 서로 다른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돈에 대한 당신의 경험은 아마도 세상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 0.00000001퍼센트와 당신이 머릿속으로 세상의 원리라고 ‘생각하는’ 내용 80퍼센트로 구성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니 똑같이 똑똑한 사람도 경기침체가 왜 일어나는지, 돈을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지,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투자위험은 얼마나 감수해야 하는지 등등에 대해 의견이 다를 수 있다.
프레더릭 루이스 앨런Frederick Lewis Allen은 1930년대 미국에 관한 책에서 대공황이 “수백만 명의 미국인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을 흔적을 남겼다.”라고 썼다. 그러나 경험은 다양하다. 25년 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는 대공황을 어떻게 기억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대공황을 직접적으로 알지는 못합니다. 제 가족은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집안 중 하나였고, 당시 재산의 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 컸습니다. 집도 더 크고, 하인도 더 많고, 여행도 더 많이 다녔죠. 유일하게 제가 직접 목격한 것은 아버지가 굳이 필요하지도 않은 정원사를 몇 명 더 고용했다는 사실입니다. 그 사람들이 먹고살 수 있게 일자리를 주려고 하신 거죠. 저는 대공황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가 하버드 대학교에 가서 책으로 관련 내용을 읽었습니다.
이 문제는 196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큰 쟁점이었다. 사람들은 지난 세대의 가장 큰 경제 스토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경제를 책임질 수 있냐고 얘기했다. 여러모로 이 부분을 극복하게 만들어준 유일한 경험은 JFK의 제2차 세계대전 참전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은 이전 세대가 가장 널리 공유하고 있는 또 다른 정서적 경험으로, JFK의 경쟁자였던 허버트 험프리Hubert Humphrey는 가지지 못한 것이었다.
우리에게 이 문제가 쉽지 않은 이유는 아무리 열심히 공부를 하고 마음을 열어도 공포와 불확실성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갖는지 제대로 재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공황기에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게 어떤 뜻인지 책으로는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일을 실제로 겪은 사람들에게 남은 정서적 흉터는 나에게 없다. 그리고 그 시대를 직접 겪은 사람은 나 같은 사람이 왜 주식을 보유하고도 무사태평해 보이는지 도무지 짐작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서로 다른 렌즈를 가지고 세상을 본다.
주식시장의 큰 하강기가 역사적으로 얼마나 자주 나타났는지 스프레드시트에 나타낼 수는 있다. 그러나 내가 혹시 자녀들의 인생을 뒤흔들 실수라도 저지른 것은 아닐까 고민하는 게 어떤 기분인지를 스프레드시트에 나타낼 수는 없다. 역사를 공부하면 내가 뭔가 아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직접 살아보고 결과를 느껴보기 전에는 내 행동이 바뀔 만큼 그 시대를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누구나 내가 세상의 원리를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세상의 아주 작은 한 조각을 경험해보았을 뿐이다.
모건 하우절 [돈의 심리학 / 인플루엔셜]
한 대륙에서 코로나가 시작될 무렵 주식을 시작한 코로나둥이들 중 한 사람인 저는 레버리지의 처참함과 위대함을 동시에 몸으로 겪었습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때의 기억을 잊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위기(누군가에겐 기회)가 또 다시 찾아올지는미지수이지만, 시장앞에서 늘 겸손해지려 합니다. 언젠가 한 번씩은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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