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의 실패가 아니다 상상력의 실패다 251224

언젠가 스탠퍼드 대학교 스콧 세이건Scott Sagan 교수는 경제나 투자시장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벽에 걸어두어야 할 이야기를 했다.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는 일은 언제나 일어난다.”

역사는 대체로 깜짝 놀랄 사건들을 연구한다. 그런데 투자자나 경제학자들은 역사를 신성불가침의 가이드처럼 사용한다. 아이러니가 보이는가? 뭐가 문제인지 알겠는가?

경제나 투자의 역사를 깊이 이해하는 것은 똑똑한 행동이다. 역사는 기대치를 조정하게 도와주며, 사람들이 어디서 잘 틀리는지 연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어떤 것이 효과가 있을지 개략적인 가이드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떻게 보더라도 역사는 미래의 지도가 될 수 없다.

많은 투자자들이 빠지는 이 함정을 나는 ‘역사가의 예언 오류’라고 부른다. 혁신과 변화가 목숨과도 같은 분야에서 과거 데이터에 지나치게 의존해 미래 신호를 읽으려고 할 때 생기는 오류다.

이를 두고 투자자들을 탓할 수는 없다. 만약 투자를 엄밀한 과학이라고 생각한다면 역사는 미래에 대한 완벽한 가이드가 되어야 한다. 지질학자들은 수십억 년의 역사적 데이터를 통해 지구가 어떤 양태를 보이는지 모형을 세울 수 있다. 기상학자도 마찬가지다. 의사도 마찬가지다. 2020년에도 인간의 신장은 천 년 전인 1020년과 똑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투자는 엄밀한 과학이 아니다. 투자란 수많은 사람이 한정된 정보를 가지고 자신의 행복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사안에 대해 불완전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이다. 그러니 똑똑한 사람들도 예민하고 탐욕스러워지며 편집증을 갖게 된다.

위대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Richard Feynman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전자電子에 감정이 있었다면 물리학이 얼마나 더 어려웠을지 상상해보라.” 흠, 투자자들은 감정이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감정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과거 행동에 기초해서 미래의 행동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경제학은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바뀐다는 사실을 초석으로 한다. ‘보이지 않는 손’은 뭐가 되었든 무한정 너무 좋거나 너무 나쁜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투자가 빌 보너Bill Bonner는 ‘미스터 마켓Mr. Market’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 적이 있다. “그는 ‘지금 작동하는 자본주의’라는 티셔츠를 입고, 한 손에 커다란 해머를 들고 서 있다.” 오래도록 그대로 있는 것들은 별로 없다. 그러니 역사가들을 예언가 취급해서는 안 된다.

돈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동인은 무엇일까. 사람들이 스스로 믿고 있는 이야기, 그리고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개인의 선호다. 이런 요소들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문화와 세대에 따라 변한다. 항상 바뀌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때 우리가 자기 자신에게 사용하는 정신적인 속임수가 있다. 겪어본 사람, 이미 해본 사람을 지나치게 우러러보는 것이다. 특정한 사건을 겪어보았다고 해서 반드시 다음번에 일어날 일을 잘 아는 것은 아니다. 사실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경험을 통해 예측력이 향상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감이 넘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투자가 마이클 배트닉이 이 점을 잘 설명한 적이 있다. 요즘의 투자자들이 금리 상승을 겪어본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에(마지막으로 금리가 크게 상승한 것은 거의 40년 전이다) 이에 대비된 투자자가 거의 없다는 주장에 대해 배트닉은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얘기한다.

과거에 일어난 일을 경험하거나 심지어 연구한다고 해도, 미래에 금리가 상승할 때 벌어질 일에 대한 가이드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뭐? 금리가 급등하면 마지막 급등과 비슷할까, 아니면 그전 급등과 비슷할까? 자산의 종류가 달라도 비슷하게 움직일까, 똑같이 움직일까, 정반대로 움직일까?

투자를 하면서 1987년, 2000년, 2008년 사건을 겪은 사람들은 여러 가지 다른 종류의 시장을 경험한 셈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 보면 이런 경험들이 지나친 자신감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내가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전의 결과에 얽매이지 않을까?

모건 하우절 [돈의 심리학 / 인플루엔셜]

평균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평균 10억의 연봉을 받는 회사원들의 모임에는 말 그대로 10억을 받는 사람이 10명이 될 수도 있고, 연봉 3,000만원을 받는 사람 9명, 그리고 연봉 100억을 받는 사람 1명으로 구성될 수도 있습니다.

연평균 10%의 수익률에는 -30%, +70%, 0% 등등 다양한 수치들이 결합되어 있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기에 단순한 수치 몇 가지를 토대로 결정을 내리면, 생각했던 것보다 큰 괴리를 경험 할 확률이 큽니다.

코로나19 사태, 우리나라의 IMF 경제위기 등을 겪었다고 해서, 미래에 다가올 위기를 아무렇지 않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위기를 겪었다는 경험에서 나오는 지나친 자신감은 겸손함을 잃게 만들며, 단 1분 뒤의 상황도 알 수 없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겠다는 오만한 착각을 들게 만듭니다.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의 위기에 대응을 하는 것이 아니라 대비을 해야할 것입니다. 언제 어떻게 어디서 사건이 터질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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