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이 피해를 주는 것은 장기투자자들이 자신들과는 다른 게임을 하는 단기거래자들로부터 신호를 읽기 시작할 때다. 1999년에 시스코Cisco의 주식은 300퍼센트가 올라 주당 60달러가 됐다. 이때 회사의 가치는 6,000억 달러에 이르렀으니 정신 나간 가격이었다. 시스코가 그 정도 가치가 된다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저 데이 트레이더들이 하루하루를 즐기고 있었을 뿐이다.
경제학자 버턴 말키얼Burton Malkiel이 언젠가 지적했듯이, 그 가격은 시스코의 성장률이 20년 내에 미국 경제 전체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의미였다.
당신이 1999년 당시의 장기투자자라고 상상해보자. 시스코를 살 수 있는 유일한 가격은 60달러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 가격에 시스코 주식을 사고 있다. 그러니 당신은 주변을 둘러보며 이렇게 중얼거렸을 수 있다. “우와, 이 사람들은 내가 모르는 뭔가를 알고 있는 건지도 몰라.” 그래서 따라 샀을 수도 있다. 심지어 똑똑한 행동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당신이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은, 시스코 주가의 한계 가격을 결정하고 있던 거래자들은 당신과 전혀 다른 게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당 60달러는 그 거래자들에게는 그런대로 합리적인 가격이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날 안에, 아마도 주가가 더 올랐을 때 주식을 팔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60달러는 당신에게는 예고된 참사였다. 왜냐하면 당신은 장기적으로 그 주식을 보유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이 두 투자자들은 서로가 존재하는지조차 잘 모른다. 하지만 같은 운동장에 서서 서로를 향해 달려간다. 둘의 경로가 충돌하면 다치는 사람이 나온다. 금융과 투자에 관한 많은 의사 의사결정들이 남들이 뭘 하는지를 지켜보며 그들을 흉내 내거나 그들과 반대로 투자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유를 모른다면 그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그 행동을 계속할지, 무엇 때문에 마음을 바꿔먹을지, 그들이 과연 교훈을 배우게 될지 당신은 알 수 없다.
CNBC의 어느 평론가가 “이 주식은 사셔야 합니다.”라고 말한다고 해보자. 이때 그는 당신이 누구인지 모른다. 이 사실을 명심하라. 당신은 재미로 투자하는 10대인가? 가진 돈이 얼마 없는, 남편 잃은 노부인인가? 이번 분기가 끝나기 전에 실적을 맞추려는 헤지펀드 매니저인가? 이들 세 사람의 우선순위가 같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특정 주식이 어느 수준에서 거래되든 세 사람 모두에게 알맞을 수 있을까?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다른 투자자들이 나와 다른 목표를 가졌다는 사실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이성적인 사람들이 나와 다른 렌즈로 세상을 볼 수 있음을 깨닫는 것이 심리학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투자자는 최고 수익을 내는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이는 마약과 같아서 기업 가치를 의식하고 있던 투자자들마저 촉촉한 눈빛의 낙천주의자로 돌변시킬 수 있다. 나와는 다른 게임을 하는 누군가의 행동에 휘말려 내 현실을 망각하기 때문이다.
모건 하우절 [돈의 심리학 / 인플루엔셜]
투자를 하기 전에 내 자신이 어떤 환경에 놓여 있는지, 어떠한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언제까지 보유할 수 있을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같은 주식이나 같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우리는 나이가 다르고 자산의 크기도 다르며, 자산을 대하는 태도까지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보유하고 있으면 가치가 커질 수 밖에 없는 우량 자산을 지금 파는 것이 장기투자자에게는 말도 안되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이겠지만, 당장 내일 현금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당연히 합리적인 행동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상대방의 투자 전략보다는 자산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먼저 알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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