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260917

셋째, 위험 관리를 위한 분산 투자를 생활화한다. 현대적 의미의 포트폴리오 이론을 정립한 1990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마코위츠 박사는 직업과 투자의 관련성을 분산 투자 관점에서 이렇게 해석한 적이 있다. “만일 당신이 은행원이라면 은행 관련주를 사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은행원으로서의 소득이 있기 때문에 분산 투자 차원에서 비은행 관련주에 투자해야 한다.” 즉 은행원이 은행주에 투자하는 것은 일종의 몰빵 투자라는 것이다. 

유대인들과 화교들은 투자 자산의 배분 차원을 넘는 분산 투자를 한다. 동남아 화교들은 가족들이 여러 지역에 흩어져 거주한다. 경제적인 강자지만 사회적으로 소수인지라 정치적 이유 등으로 인해 위험에 빠질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가족 재산을 국가를 초월해 분산해 놓고 있는 것이다. 큰 부를 일군 화교들은 자녀를 유학 보낼 때 한 나라에만 보내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대개 미국으로 유학 보내지만 화교들은 미국, 일본, 영국 등 여러 나라로 보낸다. 자식 교육에도 분산 투자 원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대규모 화교 기업들은 우리나라로 얘기하면 문어발식으로 기업을 확장하기도 한다. 재벌에 대한 인식이 좋지 못한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두고 방만한 문어발식 경영으로 비판하지만 일부 화교 대기업들은 이런 확장을 ‘분산 투자’로 해석한다. 대표적인 인물이 홍콩 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리카싱이다. 아시아 최대 재벌인 리카싱은 부동산, 금융, 통신, 해운, 항공 등 돈이 되거나 전망이 있는 곳이라면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분야를 넘어서 캐나다, 영국 등 다국적으로 투자를 한다. 이에 대해 리카싱은 “투자의 법칙에 따라 계란을 한 광주리에 담지 말라”는 철학을 적용한 것이라고 말한다. 다국적 투자의 배경에는 “동양은 밝지 않은데 서양은 밝다”는 분산 투자의 관점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오래 전부터 분산 투자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었다. 유대교 경전인 탈무드에는 이런 얘기가 나온다. “모든 사람이 자기 돈을 세 부분으로 나누도록 하라. 그리고 3분의 1을 토지에, 다른 3분의 1을 사업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준비금으로 보유토록 하라.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토지는 부동산을, 사업은 주식을, 준비금은 채권이나 은행 예금 등 현금성 자산을 의미한다. 유대인들이 어려서부터 반복 암기와 토론을 통해 공부하는 탈무드에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분산 투자의 사고방식은 유대인들의 머릿속에 뿌리 깊이 자리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왜 이들은 어려서부터 분산 투자의 중요성을 교육받는 것일까? 유대인과 화교들이 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원래 기존 사회의 주류가 아니라 아웃사이더였다. 언제 박해를 당할지도 모르고 정치적 변화로 인해 재산을 압류당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늘 내몰려 있었다. 정치·경제적 변화가 생기더라도 자신을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해서는 분산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삶 속에서 체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상건 [부자들의 개인 도서관 / 알에이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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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한다고 항상 이익을 얻지는 못합니다. 만약에 다가올 최악의 상황은 늘 대비해 두어야 합니다.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지나고보면 최악의 상황은 대부분 최고의 기회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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