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이런 군중심리가 매우 야만적이고 일시적이라는 데 있다. ‘고립되었을 때는 교양 있고 품위 있는 개인이라도 군중 속에서는 야만인’이 된다. ‘자발성, 성급함 그리고 원시인들의 영웅주의적 열광을 가진다.’ 마치 우리가 경멸하는 국회의원처럼 행동한다. 이런 야만적인 모습을 가장 잘 발견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국회와 예비군 훈련장이다. 르봉은 “배심원들이 각각의 배심원이라면 동의하지 않았을 결정을 내리는 것과 국회가 각각의 의원들 본인으로서는 동의하지 않을 법률과 법안들을 채택하는 것은 다 이런 이유”라고 지적한다. 100여 년 전의 통찰이 지금도 버젓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 대한민국에는 이런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그들을 경멸할 필요는 없다. 그들도 군중 속에 있어야만 안도를 느끼는 존재일 뿐이기 때문이다.
예비군 훈련장에 가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집에서는 좋은 아빠, 직장에서는 건전한 직장인인 사람들이 아무데서나 오줌을 누고 길 가는 여성에게 휘파람을 불고 농짓거리를 한다. 고립된 상황 즉 정상적인 생활을 할 때는 전혀 하지 않았을 야만적인 행위를 하는 것이다. 더 우스운 것은 그런 야만적인 행위를 군중들이 서로서로 즐긴다는 점이다. 아무도 죄의식을 갖지 않을뿐더러 다른 사람의 행동이 잘못 되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설사 잘못을 아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군중 속에서는 자기 생각을 대놓고 말하지 못한다. 속으로 비판할 뿐이다. 이를 두고 질서 자유주의 주창자로 전후 독일 경제 부흥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던 발터 오이켄은 “집단은 양심이 없다. 집단은 어떠한 경우라도 양심이 없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야만적일 뿐만 아니라 일시적이라는 게 군중의 특성이다. 우리가 주식시장에서 흔히 경험하듯이 거품 붕괴는 일시적이다. 계속 오를 것 같은 시장이 갑작스레 무너진다. 거품은 꺼지기 마련이기 때문인가? 아니다. 그 일시적인 특성이 바로 군중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상건 [부자들의 개인 도서관 / 알에이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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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과 투자는 고독한 행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행복과 부를 가진다는 것은 모두가 함께 가고 싶은 길이지만,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시간이 지날수록 그렇지 못하는 상황으로 변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행복을 이룬다는 것, 부를 이룬다는 과정은 사회적 동물, 즉, 집단에 속하고 싶은 본성을 거스르는 것이므로, 어쩌면 힘들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한 일 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