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았던 낮의 시간이 길어지고 꽁꽁 얼었던 땅과 강, 호수의 물들이 녹으면서 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려주는 3월이 되면 꼭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바로 반려견에게 심장 사상충 약을 먹이는 일입니다. 기온이 올라가면 심장 사상충을 감염시키는 모기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심장 사상충에 감염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심장 사상충 예방은 겨울을 포함한 1년 내내 진행되어야 합니다. 이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 보도록 합니다.
심장 사상충 (Dirofilaria immitis, heartworm)
심상 사상충은 숙주의 체내 외에 기생하여 사는 기생충의 한 종류로서, 주로 강아지나 고양이에게 걸리기 쉬운 기생충이며 목숨까지 앗아갈 정도로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처럼 생긴 심장 사상충은 심장과 폐를 이어주는 폐동맥에 주로 기생하며, 심해질 경우 심장 및 각종 혈관에 퍼져나가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성체가 되었을 때 수컷은 4~6인치(약 10cm~12cm), 암컷은 10~12인치(약 25cm~30cm)의 길이 정도까지 커지며 수명은 5~7년이라고 하며 개체 수는 상황마다 다르지만 강아지 한 마리에 보통 1~250개까지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자료: FDA)
심장 사상충의 감염 과정
심장 사상충은 모기에 의해서 감염됩니다. 모기가 심장 사상충에 이미 걸린 강아지나 고양이 등의 동물을 물면서 섭취한 혈액과 함께 심장 사상충의 유충(L1)이 모기의 몸속에 들어옵니다. 유충은 모기 몸속에서 10~14일 동안 자라나게 되면서, 다른 동물의 몸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L2) 하게 되는데 이때 모기가 다른 동물을 물게 되면 심장 사상충 유충이 옮겨지게 되면서 전염(L3)이 됩니다.
심장 사상충의 유충으로 전염된 숙주의 몸에서 약 50~70일 사이(자료마다 며칠 차이로 다르지만 거의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에 성충(L4)으로 자라면서 폐동맥으로 전이가 됩니다.
즉, 심장 사상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모기를 조심해야 한다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그렇기에 모기가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겨울철을 제외한 봄, 여름, 가을에 주로 심장 사상충 약을 바르거나 먹여서 예방을 하시는데, 이는 조금 위험한 발상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심장 사상충 예방약의 효과
반려견에게 처방하는 일반적인 심장 사상충을 예방하는 모든 약의 경우 형태에 상관없이 심장 사상충을 제거하는 효과가 일정 기간 동안 지속되지 않습니다. 즉, 약을 먹거나 바르는 당시 심장 사상충을 제거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을 뿐, 약 투여 후 일정 기간이 지나 심장 사상충 유충을 보유한 모기에 물리면 심장 사상충을 예방하는 효과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또한 심장 사상충을 예방하는 약의 경우 심장 사상충의 유충을 제거하는 효과만 지니고 있으므로, 유충이 성충 단계로 자라게 되는 기간인 약 50일 전에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 간격을 정해 해당 날짜에 맞춰 심장 사상충 예방약을 투여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이는 모수를 대상으로 한 평균적인 데이터를 기준으로 한 것이기에, 오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권장하는 기간인 한 달 단위로 심장 사상충을 투여하는 것이 심장 사상충 감염에서 더 안전할 수 있습니다.
심장 사상충 매개체 모기의 활동 증가
보통 모기는 겨울철이 되면 활동이 뜸해져 거의 보지 못한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지구의 온도가 계속 올라가는 온난화 현상으로 이상기후들이 발생되면서, 모기들 또한 생존환경에 유리한 날이 한 해를 기준으로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10년간 3월의 온도 자료를 표로 나타내보았습니다. 조금씩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다 가장 최근 연도인 2023년 3월에 가장 높은 온도가 측정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기는 섭씨 9도 이상에서 날 수 있으며, 13도 이상에서 흡혈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섭씨 24~27도 사이가 모기가 가장 활동하기 좋은 온도이지만, 온도보다 강수량에 더 영향을 많이 받는 개체이므로 비가 많이 왔다면 더욱 주의해야 할 필요는 있습니다. 또한 현대사회에서는 실내 활동이 잦아지면서 모기의 활동 구역의 다양성과 활동 기간의 범위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늘어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하는 권역별 기후변화 매개체 감시 현황에서 모기 트랩 지수라는 것이 있습니다. 기후 변화에 대비하여 전염병 매개체의 현황을 파악함으로써 전염병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조사하는 것인데, 전염병의 주요 매개체 중 하나인 모기를 유인 포집기(트랩)에 모인 수에 따라 3월부터 11월까지 조사합니다.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하는 자료를 토대로 3월과 4월의 도심에서 채집된 모기 현황을 표로 나타내 보았습니다. 2017년~2022년, 2022년, 2023년 세 개의 데이터를 확인해 보시면 모기 수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료들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도 매년 기온이 올라가며, 이상 기온으로 인해 잦은 눈과 비 소식이 있다는 소식을 많이 접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즉, 모기가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이 점점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되겠습니다.
심장 사상충 협회 American Heartworm Society
심장 사상충을 다루는 가장 공신력 있는 기관 중 하나인 1974년 설립된 미국의 심장 사상충 협회 AHS(American Heartworm Society)에서는 심장 사상충으로부터 반려견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자에게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알리고 있습니다.
| 해야 할 것 1. 매년 수의사에게 반려견의 심장 사상충 감염 여부를 검사받도록 하세요. 표준 심장 사상충 검사로 감염을 발견하는 데는 약 6개월이 걸리므로 반려견이 감염된 경우 이 일정을 따르면 조기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2. 반려견에게 심장 사상충 예방약을 제때, 매번 투여하세요. 매달 약을 먹이든, 반년에 한 번씩 동물 병원을 방문하여 주사를 맞히든 간에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반려견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보호자도 예방 습관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3. 사용 중인 제품이 실제로 심장 사상충을 예방하는 제품인지 확인하세요. 시중에 기생충 보호 제품이 너무 많기 때문에 헷갈리기 쉽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벼룩 및 진드기 제품이 개를 심장 사상충으로부터 보호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 1. 반려견이 연중 심장 사상충 예방 접종을 받고 있다고 해서 검사를 건너뛰지 마세요. 이렇게 하면 심장 사상충에 걸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접종 시기를 놓치거나 늦게 접종하거나 반려견이 약을 뱉거나 문지르면 감염의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2. 최근에 모기를 보지 못했다고 해서 예방 접종을 중단하지 마세요. 심장 사상충 예방약은 소급 효과가 있어 몇 달 전에 전염된 새로운 감염을 제거합니다. 언제가 “안전할지” 추측하기보다는 반려동물에게 연중 내내 일 년 내내 예방하세요. 3. 많은 심장 사상충 약과 맞춤형 제품이 다른 기생충을 예방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장내 기생충으로부터 반려동물을 보호하는 제품도 있고, 벼룩과 특정 진드기 및 진드기로부터 보호하는 제품도 있습니다. 어떤 제품이 반려견에게 필요한 보호 기능을 제공하는지 수의사와 상담하세요. |
또한 AHS에서는 12를 기억하라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12개월 동안 심장 사상충을 예방하고, 12개월마다 심장 사상충 검사를 권하는 캠페인입니다. 이제는 계절마다 온도 변화에 따라가 아닌 반려견들의 건강과 지속적인 심장 사상충 예방을 위해 보호자분들이 신경 써주셔야 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많은 반려견의 보호자분들이 1년 12개월 동안 심장 사상충을 예방하며, 반려견과 오래오래 건강하게 지내시길 기원합니다. 지금까지 3월부터 시작하는 예방이 아닌 겨울도 포함한 1년 동안 강아지의 심장 사상충 감염을 예방을 기원하는 글을 작성해 보았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